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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_paper/About Me

[Daily]20210112 오늘의 기록 - 밤의 눈

by 쁘뽀유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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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가 계속되는 요즘,
집에만 있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오늘도 일에 열중했다.

운동량이 너무 적어서 
식단이 그렇게 과하지 않는데도 
살이 조금씩 찌는 느낌이다...

점심에 산책이라도 해야할까...

오늘 저녁 폭설이 왔다.
옛날에는 눈이 오는게 좋았는데,
요즘은 눈이 오면 출근걱정부터 한다.(일주일에 한두번은 출근하기에)
눈길이 미끄러울까봐 살짝 짜증부터난다.

주변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보면
눈을 보고 나와 같이 걱정하는 이도 있고,
실제로 차가 막혀 집오는데 힘겨워 하는 이도 있고,
그러나 여전히 눈오는 것이 즐겁고 기분좋아하는 이가 있다.

기분좋아하는 이들이 좀 부러웠다.
아직은 동심을 잃지 않은 것 같아서.
내 동심은 좀 희미해진 것 같은데..

먹을거리가 거의 다 떨어져서
오늘 장볼까 내일장볼까 하다가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그냥 나섰다.
그런데 나서며 본 밤의 눈들이 참 예뻤다.

눈으로 덮인 이 골목거리는
많은 소음들이 눈으로 덮여 조용해진 느낌이었다.

마치 시끄럽고 더러웠던 것들이 
잠시나마 눈으로 덮여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처음부터 깨끗했던 것처럼 
새하얘져 있었다. 

그래도 몇일 지나면 다시금 실체가 보여질까. 
마치 내 속의 죄들을 감춘다고 완벽히 감추어지지 않는 것처럼.
그래도 지금은 잠시 예쁜데 
그 예쁨을 즐길까 싶다.

한번 지나갔던 폭설을 알기 때문에 대비하는 것일까,
공무원분들이 감사하게도 길거리를 쓸어주셨다.

누군가는 추위에 나가지 않으려고 할 때에 
누군가는 남을 생각하면서 거리에 나와 눈을 쓸었다.

혼자만을 위한 생각과 
남을 위한 생각
잠시 부끄럽기도, 감사하기도 했다.

눈싸움을 할만큼, 눈사람을 만들만큼
마냥 예쁘고 신나지만은 않은 눈이었지만,
그래도 눈이 주는 소소한 아름다움과 
그를 통해 볼 수 있던 내면의 아름다움들까지

아름다움들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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